전우치를 새롭게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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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늘이 임금을 세운 것은 백성을 기르게 하기 위해서였지, 한 사람으로 하여금 윗자리에서 방자하게 눈을 부라리며 구렁이 같은 욕심을 부리도록 한 것은 아니었다.”

“재물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백성들의 피와 땀에서 얻어지는 것이고, 백성이 부유하면 나라가 따라서 부유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백성을 다스림에 백성을
인도하여 가난에서 벗어나 부유하게 되도록 할 뿐입니다. 이것은 마치 물을 도랑으로 인도하면 물 스스로가 웅덩이를 채워가며 멀리 흘러가는 것과 같은 것이니 지극한 순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산수야 출판사의 『전우치』 시리즈는 고전에 등장하는 인물, 전우치를 소재로 탁월한 역사적 상상력과 풍부한 사료, 재기 넘치는 한문시의 묘미를 절묘하게 결합시켜 독자들로 하여금 역사소설을 읽는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소설책이다.

전우치는 중종 때의 인물로 도술에 능하고 시를 잘 지었는데 반역을 꾀한다 하여 1530년경 잡혀 죽었다고 전해지는데, 〈조야집요 朝野輯要〉.〈대동야승 大東野乘〉.〈어우야담 於于野談〉 등 여러 문헌에 나타나 있는 실재 인물이기도 하다.

시대적,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양반임에도 불구하고 관직을 마다하고 무풍을 지키며 야인으로 살고자 한 전유선의 쌍둥이 아들로 태어난 전우치는 세상구경이나 할 겸 방방곡곡을 돌게 되고, 탐관오리들의 횡포와 해적들의 약탈 속에 힘없이 살아가는 민초들의 고단한 인생살이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의적으로 거듭나게 된다.


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하던 개성 부근의 산골마을 청하동. 어느 날 관군이 나타나서는 도적떼인 줄 알고 맞서 싸우려는 주민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자신들의 장계를 부풀리는데, 그들의 속셈은 당시 정치적 야욕을 앞세워 사리사욕을 채우려 했던 유자광에게 공적을 세워 한 자리라도 얻어볼 심산이었으니……

조선 건국 이후 집권세력인 훈구파에 대응해 신진사류가 15세기 후반 중앙정계에 진출한다. 이 사림파가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등장한 것은 성종 연간에 김종직, 김굉필, 정여창 등이 중앙정계에 진출하여 활동하기 시작할 때였다.

사림파는 기존의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활동을 전개하면서 자신들의 정치사상을 실천하고자 했다. 그러나 김종직이 사초로 쓴 조의제문(弔義帝文)이 발단이 되어 일어난 무오사화에 의해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이러한 시대적,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양반임에도 불구하고 관직을 마다하고 무풍을 지키며 야인으로 살고자 한 전유선의 쌍둥이 아들로 태어난 전우치.

그러나 그의 인생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대의 희생양이 되고 만다. 부모는 물론 자신의 신분도 모른 채 심마니집에서 산골 초동으로 살아가던 전우치는 세상구경이나 할 겸 방방곡곡을 돌게 되고, 탐관오리들의 횡포와 해적들의 약탈 속에 힘없이 살아가는 민초들의 고단한 인생살이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의적으로 거듭나게 된다.

한편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오는 우리나라 도맥의 실질적인 계승자이자 연구가인 전유선은 여러 방법으로 도맥을 잇고자 노력하지만 시대의 역풍을 맞아 점점 더 깊은 산중으로 쫓겨 들어갈 수밖에 없다.

급기야 사화에 연류되어 귀양살이를 갔다가 겨우 목숨만 부지해 집으로 돌아온 전유선은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관군에 의해 쑥대밭이 된 마을과 집을 보게 된다.

더욱이 자기 자식이 쌍둥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그의 우직한 하인이자 제자인 실권이의 도움으로 쌍둥이 중 딸만 데리고 도망자의 신세가 되어 황급히 집을 떠나야 하는데…..



전우치 세트

전우치 세트

권오단

못된 탐관오리나 악당을 헤치우는 영웅 이야기는 옛부터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이야기거리다. 〈조야집요 朝野輯要〉, 〈대동야승 大東野乘〉, 〈어우야담 於于野談〉 등 여러 문헌에 나타나는 전우치도 그 중 하나이다. 소설 『전우치』는 실재 인물인 전우치를 소재로 탁월한 역사적 상상력과 풍부한 사료와 재기 넘치는…

환혼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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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들 중 재위 기간이 가장 짧았던 12대 임금, 인종

소설 [환혼전]은 조선 왕들 중 재위 기간이 가장 짧았던 인종 임금이 왕이 되기 전 세자 시절 궁궐에서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조선 제 12대 왕 인종은 중종의 넷째아들로 태어나 어머니 장경왕후 윤씨를 일찍 여의고 친할머니인 정현왕후의 보살핌으로 자랐습니다.

그런데 인종은 즉위한 지 7개월 만에 30세의 나이로 승하하였습니다. 인종에 이어 이복동생인 경원대군이 보위를 물려받아 명종이 되었습니다. 명종은 중종과 문정왕후 사이에 난 아들로, 전하는 야사에는 문정황후가 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올리기 위해 인종을 독살하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환혼전의 시대 배경은 인종의 세자 시절, 즉 중종이 왕위에 있을 때이며, 공간 배경은 경복궁입니다. 인종의 아버지 중종은 반정을 통해 연산군을 폐하고 왕이 된 인물입니다. 소설 [환혼전]은 반정으로 왕이 된 중종의 정통성 문제와 차기 왕이 될 세자 이호의 고민이 교차하며 엮어가는 역사 추리 소설입니다.

중종 반정과 고전소설 설공찬전, 그리고 환혼전 이야기

환혼전의 모티브가 된 소설이 중종 시절에 채수가 지은 “설공찬전”입니다. 중종 실록에는 “설공찬전”으로, 패관잡기에는 ‘설공찬환혼전“으로 표기되어 있는 “설공찬전”은 조선시대 당시의 유교이념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영혼과 사후세계, 정치와 사회의 한계를 비판한 소설입니다.

특히 반역으로 정권을 잡은 사람이 지옥에 떨어진다는 내용은 연산군을 축출하고 집권한 중종과 반정 공신들에 대한 공공연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에 “설공찬전”은 금서가 되어 불태워졌습니다.

[환혼전]은 이처럼 “설공찬전”을 모티브로, 왕권 다툼에서 패한 패자들의 그림자 같은 삶과 일반 백성들의 힘없고 소외된 삶이 어두운 밤 궁궐을 지배하며, 그들이 복수를 꿈꾸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세자 이호와 궁녀 여리가 함께 풀어가는 감춰진 비밀

궁녀 여리는 어두운 밤 궁궐 안에 떠도는 괴이한 소문들을 찾아가 확인하던 중 ‘귀신이 쓴 책’이라 불리는 ‘환혼전’과 환혼전에 나오는 괴물인 천구가 밤마다 궁궐에 나타나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방울소리가 들릴 때마다 세자의 할머니인 대비의 건강이 악화되고, 그 원인이 환혼전과 관련 있다고 생각한 세자는 궁녀 여리와 함께 환혼전의 출처를 쫒으며 궁궐 안에 꼭꼭 숨겨져 있던 비밀들을 하나씩 풀어 갑니다.

경복궁 안에 폐주 연산군과 관련되어 은밀히 전해지는 비밀통로가 있습니다. 그런데 반정으로 왕이 된 중종과 세자, 조정 대신들을 포함한 궁궐 사람들은 그 비밀통로를 모르고, 누군가 그곳을 통해 밤마다 궁궐을 넘나들며 어두운 궁궐을 공포에 빠지게 합니다.
왕이 된 자와 버려진 자

궁궐 내에서 왕권을 향한 치열한 권력 다툼은 역사의 뒤안길로 소리 없이 사라진 수많은 패자들을 만들었습니다. [환혼전]에서 중요한 인물로 나오는 제안대군도 실제로 그런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제안대군 이현은 예종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예종이 즉위하며 원자로 책봉되었습니다. 그러나 예종이 승하할 당시 나이가 네 살에 불과하여, 할머니인 정희왕후가 제안대군의 사촌형 잘산군을 성종으로 즉위시킴으로써 운명이 바뀐 사람입니다. 왕이 될 운명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운명으로 바뀐 것입니다. 소설 [환혼전]에서 제안대군은 살기위해 겉으로는 어리숙한 척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자리를 빼앗은 권력자들을 향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수를 꿈꿉니다.

소설 [환혼전]의 또 다른 주인공, 인모는 저자가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담지하고 있고 인물입니다. 제안대군처럼 한 순간에 운명이 바뀐 인모 또한 제안대군과 마찬가지로 궁궐의 주인들을 향해 복수를 꿈꿉니다. 그러나 인모의 복수는 제안대군과 다른 의미를 담고 있으며, 소외된 자들을 향한 동정의 의미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인모와 세자의 만남과 엇갈린 운명은 소설 [환혼전]을 이끌어가는 두 축입니다. 밝은 궁궐의 주인이 될 세자와 어두운 밤의 궁궐 주인이 되고자 한 인모의 운명이 놀랍게도 닮아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실제 사건들

소설 [환혼전]은 어두운 밤 궁궐에서 주인공인 세자 이호와 궁녀 여리가 함께 환혼전이라는 책에 얽힌 기괴한 일들을 풀어가는 이야기입니다. 독자들에게 허구가 아닌 실제를 보여주는 듯한 치밀한 구성과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의 흐름은 죽음과 관련된 궁궐 내 미스터리와 환혼전을 매개로 권력 암투와 정통성을 반추하고, 살아 있되 살아 있지 않은 자들의 기이하고도 슬픈 비밀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영상화에 적합한 역사 추리 스릴러

지금까지 우리는 화려하고 밝은 공간의 경복궁만을 경험하고 기억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경복궁은 밝음보다 어둠에 더 익숙한 공간입니다. 그 어둠에서 우리 역사가 굴러 왔습니다. 소설 [환혼전]을 통해 조선 역사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12대 인종 임금과 경복궁의 어두운 밤의 역사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환혼전

환혼전

김영미

세자 이호와 대비전 궁녀 여리환혼전과 천구의 실체를 밝혀 대비를 살려내야만 한다!조선 왕조 사상 재위 기간이 가장 짧았던 왕 인종세자 시절의 그가 풀어나가는 왕실 미스터리대비전 소속 궁녀 여리는 폐서고에 들렀다가 세자의 삿된 취미에 얽혀들고 만다. 유교를 근간으로 하는 조선 국본의 취미는 다름 아닌 귀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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