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162020
 

엘윈 브룩스 화이트(E. B. WHITE)는 생전에 아이들 책을 딱 세 편 썼다. 잡지 <뉴요커>에서 편집자로 오랫동안 일하며 농장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동물을 주인공으로 쓴 [샬롯의 거미줄](Charlotte’s Web) [스튜어트 리틀](Stuart Little) [트럼펫을 부는 백조](The Trumpet of the Swan) 세 권의 책이 그것이다.

아이들 책 세 권만으로 아동 문학의 거장 반열에 오른 작가는 아마도 화이트가 유일하지 않을까. 화이트는 영어 문장을 잘 다루는 편집자이며 작가로 유명하다. 그가 쓴 에세이와 동화는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필독서로 꼽힌다. [샬롯의 거미줄][스튜어트 리틀][트럼펫을 부는 백조] 중 [스튜어트 리틀]은 동화책보다 영화로 더 널리 알려졌고 [샬롯의 거미줄]과 [트럼펫을 부는 백조]는 영미권의 아동 문학 고전이 되었다.

[샬롯의 거미줄]은 이미 국내에서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주인공인 돼지 윌버를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내용이 국내 독자에게도 많은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트럼펫을 부는 백조]는 국내에서 번역 출간되었지만 독자들에게 그렇게 많은 주목을 끌지 못하였다. 미국 아마존에서 [트럼펫을 부는 백조]가 [샬롯의 거미줄] 못지않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국내 독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산수야 출판사는 [트럼펫을 부는 백조] 출간하기 전에 이 책의 원서 [The Trumpt of the Swan]를 여러 번 읽었다. [The Trumpt of the Swan]을 여러 번 반복해 읽으면서 이 책 이야기의 큰 특징을 발견하였다. [The Trumpt of the Swan]는 기존의 동화책과는 결이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트럼펫을 부는 백조]는 동화책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윤리와 신뢰, 자유와 책임, 모험과 도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연과 하늘, 대지와 호수를 배경으로 울음소리를 내지 못하는 백조 루이와 루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헌신하는 아빠 백조의 모험과 도전을 통해 윤리, 신뢰, 자유, 책임, 우정, 사랑을 이야기한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상징하는 백조 루이와 동물을 사랑하는 샘과의 우정은 이 책의 또 다른 읽을거리다.

[트럼펫을 부는 백조] 독서의 백미는 화이트가 쉬운 영어 단어로 묘사한 아빠 백조의 캐릭터다. 자기 자랑을 잘 하면서도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헌신하는 아빠 백조의 캐릭터는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버지의 모습 그대로다. 영어 원서에서는 다정하고, 우쭐대고, 저돌적인 아빠 백조의 캐릭터가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산수야 출판사는 우리말 번역과 편집에서 이 맛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였다.

산수야 출판사에서 새롭게 출간한 [트럼펫을 부는 백조]는 독자뿐만 아니라 아동 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좋은 도전이 될 것이다. 세상 모든 이야기는 삶에 관한 것이다. 화이트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결국은 인생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많은 작품을 쓰는 것보다 인생에 대한 통찰과 철학을 담아낸 한 작품의 중요성을 화이트의 책이 증명한다. 화이트가 쓴 [트럼펫을 부는 백조]와 [샬롯의 거미줄]은 동화책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길을 보여주는 교과서다.


트럼펫을 부는 백조10점
엘윈 브룩스 화이트 지음, 프레드 마르셀리노 그림, 김태훈 옮김/산수야

Aug 082017
 

책 읽기는 모든 지식 행위의 출발이다. 특히 어릴 때부터 시작된 책 읽기 습관은 아이들의 평생을 좌우한다.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을 쓴 저자 짐 트렐리즈는 단 한 번의 긍정적인 읽기 경험이 열성적인 독자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이 ‘홈런북(Home Run Book)’이라고 말하는 ‘단 한 번의 아주 재미있는 책과의 만남’이 아이들을 독서의 세계로 끌어들이며 이때의 경험이 아이들의 일생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읽기 혁명, The Power of Reading>을 쓴 스티븐 크라센 교수는 더 나아가 ‘자발적 책 읽기(Free Voluntary Reading)’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무런 강요가 없는 자발적 책 읽기가 유일한 언어 습득법이라고 주장한다.

독서가 게임이나 TV보다 재미있다는 걸 경험한 아이들에게는 책 읽으라, 공부하라 강요할 필요가 없다. 인생의 홈런북을 읽은 아이들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언제 어떻게 아이들이 홈런북을 만나느냐이다.

스티븐 크라센 교수는 그의 책에서 여러 제안을 한다. 일단 아이들이 재미있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화책이나 잡지, 하이틴 로맨스 소설이라도 좋다고 말한다. 책이 다른 어떤 것보다 재미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발견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종류의 책이라도 괜찮다고 스티븐 크라센 교수는 주장한다.

산수야 출판사에서 여러 책을 출간한 권오단 작가는 “왜 우리나라 아이들 책은 전부 어른들이 강요하고자 하는 교훈적인 내용들을 몰래 담아놓고 교과서 권장도서 같은 명목으로 아이들에게 억지로 읽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출판사에다 자주 말한다. 도대체 책 읽는데 교과서 연계도서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재미있어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는 궁금해서 도저히 견디지 못하는 책이라면 아이들에게 충분하다는 항변이다.

그러면서 자신 있게 가져온 원고가 <세 발 까마귀를 만난 소년>이라는 제목의 원고다. 마뜩잖은 눈으로 쳐다보는 편집자에게 재미있는 어린이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장시간 설명했고 결국은 책으로 출간되어 나왔다. 출간되고 나서 한국출판진흥원 우수저작도서로 선정되어 작가의 어깨에 힘을 잔뜩 실어 준 책이 되었다.

최근에 권오단 작가는 아이들의 독후감 두 장을 사진으로 찍어 출판사로 보냈다. <세 발 까마귀를 만난 소년>을 읽고 쓴 아이들의 독후감이다. 아마도 학교에서 책을 읽고 쓴 모양인데 권오단 작가는 의기양양했다. 자신이 <세 발 까마귀를 만난 소년>을 쓴 의도대로 자신의 책이 이 아이들에게 ‘홈런북’이 되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친구들한테도 추천을 했어요. 처음에 호기심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이렇게 재밌고 생생하다니 쉬는 시간에 놀지 않고 계속 이 책을 읽었어요.”
“저는 이렇게 재미있는 책은 처음이에요. 저는 긴 책을 싫어하는데 이 책은 그만 보고 싶어도 계속 보게 돼요. 이걸 보고 아 이 책이구나라고 느낌이 왔어요.”

권오단 작가는 자신이 이 아이들 인생의 홈런북을 출간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누군가가 자신이 쓴 책을 읽고 일생 동안 책을 가까이해야겠다고 느끼게 만든 저자라면, 그런 독자가 단 한 명일지라도 그 책을 쓴 저자라면 당연히 자랑스러워할 자격이 있다.


세 발 까마귀를 만난 소년

세 발 까마귀를 만난 소년

권오단 글 / 김승아 그림

감은사 용의 설화와 범어사 창건 설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어린이 판타지 소설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는 감은사 설화와 범어사 창건 설화,
신라의 인신 우물제사를 바탕으로 탄생한 판타지 동화 『세 발 까마귀를 만난 소년』

신라 흥덕왕 시절, 서라벌 탑정의 우물물이 갑자기 마르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지독한 가뭄으로 벼들은 말라가는데 설상가상으로 왜구들이 10만 병선을 이끌고 신라를 침략한다는 소문이 자자하게 퍼지자 임금님은 우물제사를 지내기로 결정합니다. 우물제사의 희생양으로 참골의 …

error: Content is protected !!